2026.07.07 HTWO
태양광과 풍력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수단이지만,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해가 비추는 낮 시간이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씨에는 발전량이 크게 늘어나는 반면, 밤이나 무풍 상태에서는 전력생산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기상 조건과 시간대에 따라 출력이 크게 변동하는 간헐성과 변동성이 존재합니다.
이로 인해 발전량이 수요를 초과하는 시기에는 전력이 남고, 반대로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생산된 전력을 계통에 모두 수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계통에 연결되지 못하거나 출력이 제한되는 재생에너지 용량은 약 3GW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3기의 발전용량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약 115만 가구가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남아 있는 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혹은 전력이 필요한 다른 용처로 유연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속화될수록, 단순히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릅니다.
이 과정에서 수소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잉여 전력을 수소로 전환하면, 생산 시점과 사용 시점의 간극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계통 변동성이나 출력 제어 상황에 대응하며, 에너지 시스템의 회복탄력성 강화에 기여합니다. 나아가 수소는 모빌리티, 산업,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어 에너지 활용 범위를 확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앞서 살펴본 초과 전력을 수소로 전환할 경우, 연간 약 6.5만 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넥쏘 약 54만 대를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양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전기를 수소로 만드는 기술은 무엇일까요? 바로 수전해입니다.
수전해는 전기를 이용해 물(H₂O)을 수소(H₂)와 산소(O₂)로 분해하는 기술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수소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수전해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출력 변화에 대한 응답 속도가 빠르고 높은 전류밀도를 구현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PEM(Proton Exchange Membrane, 고분자 전해질막) 수전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전해는 재생에너지로부터 산업,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소를 생산해 재생에너지의 활용 범위를 확장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합니다.
나아가, 기존에 활용되지 못했던 전력을 실질적인 에너지 자산으로 전환하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의 2035년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가 달성될 경우 예상 잉여 전력 약 9TWh 중 7TWh를 1GW 규모의 수전해 설비를 통해 수소로 전환할 경우, 약 55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수입을 대체할 수 있으며 약 5~6천억 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 PEM 수전해란?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생산의 핵심 기술
• PEM(Polymer Exchange Membrane, 고분자 전해질막) 수전해는 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기술로, 재생에너지를 수소로 전환하는 대표적인 Power-to-Hydrogen 방식이다.
• 이 기술은 수소연료전지의 역반응 원리를 기반으로 하며,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고순도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 PEM 수전해는 출력 변화에 대한 응답 속도가 빠르고 높은 전류밀도를 구현할 수 있어, 변동성이 큰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는 알칼리 수전해 대비 빠른 기동성과 부하 추종 성능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 현대자동차는 약 30년간 축적한 연료전지 기술을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전기화학 반응 제어, 스택 설계, 시스템 통합 역량을 바탕으로 PEM 수전해 핵심 부품과 시스템 설계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과 부품의 공용화를 통해 국산화율 90% 이상을 달성했다.
• 현재 약 400kg 규모의 청정수소 생산이 가능한 1MW급 PEM 수전해 시스템 인증을 완료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EPC 역량을 통해 각각 부안 및 보령에서 1MW급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제주도와 협업해 오는 2029년까지 5MW 단위 수전해 시스템을 개발하고, 새만금 수소·AI시티에는 2029년까지 200MW 규모 수전해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현재는 배터리 기반 ESS(Energy Storage System)가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저장기간과 용량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합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더 오랜 기간 대규모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방식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H-ESS(Hydrogen Energy Storage System)입니다.
H-ESS는 전기를 직접 저장하는 대신 수소로 전환해 저장하는 방식으로 장기간·대용량 에너지 저장을 가능하게 합니다. 수소 1kg, 약 24L의 부피에는 약 33.3kWh의 에너지양을 담을 수 있으며, 동일한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배터리는 약 130kg 무게와 약 56L의 부피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수소는 기체·액체·고체 등 다양한 형태로 저장할 수 있어 확장성이 뛰어납니다. 가벼우면서 강력한 에너지 캐리어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저장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의 활용을 가능하게 합니다. 특히 수소는 전력(Power), 산업(Industry), 수송(Mobility), 열(Heat) 부문을 하나로 연결하는 섹터 커플링(Sector Coupling)의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은 수소를 매개로 발전용 연료, 산업 공정의 원료, 모빌리티 연료, 열에너지 등 여러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즉, 전력 부문에서 생산된 에너지가 수소를 매개로 산업과 수송 분야까지 확장되는 것입니다.
이는 전기화만으로는 탈탄소 전환이 어려운 분야에서 특히 큰 의미를 가집니다. 철강·화학 산업에서는 수소가 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장거리 운송이 필요한 상용차·철도·선박·항공 분야에서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수소가 중요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소는 저장과 활용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에너지 시스템의 유연성을 높이고, 부문 간 탈탄소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에너지 안보의 핵심은 단순히 더 많은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충격과 내부 변동성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습니다.
에너지 캐리어로서 수소는 에너지의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동시에 완화하며 이러한 변동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재생에너지로부터 생산된 전력을 수소로 전환해 저장하면, 생산 시점과 사용 시점 간의 간극을 줄일 수 있고, 저장된 수소를 다양한 지역으로 운송해 활용함으로써 생산 지역과 수요 지역 간의 거리 제약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수소는 전력, 산업, 수송을 연결하는 에너지 캐리어로서 에너지 활용 범위를 확장합니다. 초과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로 저장하고, 필요할 때 필요한 형태로 전환해 사용함으로써 분산형 에너지 활용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를 통해 전력망의 송전 부담을 줄이고, 에너지 자원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 수소는 에너지의 생산·저장·이동·활용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재생에너지의 효율을 높여 보다 지속가능하고 회복탄력적인 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이끄는 핵심 수단이 됩니다.
※ 본 콘텐츠에 사용된 일부 이미지는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